and를 빼먹거나 단순한 걸 잡는 걸..

웃기게도 제일 흔히 실수하는 건 나열된 것들 중에 최종 앞에 and, or를 빼먹는 거나, 동사 형태를 줄줄이 맞춰서 써야 하는 그런 거다. 3인칭 단수 동사로 했다가 갑자기 configured to 뒤에 붙이는 걸로 바꾼다거나..이럴 때 수정을 빠뜨려서 동사 형태가 안 맞는 경우가 생긴다.  이 단순한 걸 잡는 일을..중간 검수가 안 하는 건 원래도 그랬다.  난 솔직히 그들이 중간검수라면서 뭘 검수하는지 도체 모르겠다. 웬 축약어를 다른 용어로 채워넣는 그런 거 말고.. 진짜 본문 좀 확실하게 고치는 건 거의 본 적이 없는데.. 근데 그냥 둘 수는 없어서 방법을 오래 고민하다가, 얼마 전부터 요즘 나온 AI한테 그 검수를 시켰다.  잘 잡아준다. 몇 번을 왔다갔다, 복사해서 붙이는 걸 반복해야 해서 손목과 손가락이 다시 안 좋아졌지만, 건별로 돌리니까, 얘는 맥락 해석을 하기 때문에 일치되지 않는 이런 건 정말 잘 잡아준다. 내 체력은 방법이 없는 상태고 뇌와 눈 문제도 계속 될 테니, 앞으로도 내 눈으로 직접 잡을 수 있을 거 같지도 않고, 고민을 길게 했었다. 그래서 결국 기계한테 시키는 이 시간을 들이기로 했다.  그리고, 요새는 그런 거 할 시간 없다. 저 안 쓰는 툴에 갖다 붙이고 QA 돌리고...그러는 것만도 한두 시간씩 걸리는데 뭘 더 신경을 쓰고 시간을 들이겠나. 그냥 품질이고 뭐고 더 좋게 신경쓸 시간도 여력도 없다.  그냥 한글-영어로 갖다 붙이는 것만도 아니다. 번역자들이 원래 있는 영문 제목을 그대로 쓰는 실수를 막겠다고 이리저리 세그먼트 나누는 것에 꼼수를 적용했는데, 그런 식으로 번역 외 입력하는 것이 10%가 넘는다. (아마 잘은 모르지만 그렇게 세그먼트가 나뉘어지도록 원문에서 단락 줄바꿈을 수정하는 사전 작업도 꽤나 시간 걸리지 않을까 싶다.) 삽질이다. 삽질도 단순 삽질이면 그냥 하지, 이건 눈을 부라리면서 피곤하게 해야 하는 삽질 종류다. (실수하지 말라고 일의 프레임을 그...

최종 검수자들은 수동태 병에 걸려 있다.

열라 수동태 좋아한다. (나도 좋아한다.) 기술문서에서 주어를 찾는 노력을 할 필요 없게 해주는 만병통치 수동태.  그러다 보니 자동사도 수동태/과거분사로 쓰는 신공을 종종 발휘한다.  protrude  pass through  extend stretch contract 이제 remain 가세. remain을 is remained라고 수동태로 쓴 인간, 중학교 다시 가.

진짜 뭣 같은 일이다...

오늘 어떤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서 용어 하나를 몇 시간만에 알아냈다. 몇 시간 지나서 미국에 사시는 걸로 보이는 회원이 답변을 달아줬다. (그래서 확인에 몇 시간이 걸렸으나.. 사실 그 전에 이미 구글 이미지 검색으로 그 답을 찾았다. 이 역시 한 시간 넘게 걸렸다. 생각해 보라, 한글도 영어도 모르는 것을 이미지만으로 일부 단어만 조합해 가면서 뺑이쳐서 찾는 데 얼마나 걸릴지.) 진짜 이번만이 아니라... 내가 하는 이 일은 X 같다.  용어집도 안 주는 이런 번역을, 꼴랑 만 원짜리를 몇 시간 걸려서 알아내서 해야 하나?  그리고 알아내서 하면 뭐하냐? 그거 맞는지 틀리는지 검수할 놈이 없는데.  (이렇게 몇 시간을 써서 알아내서 정확하게 쓰거나, 도면 확인해서 아예 국어 단어 자체가 틀린 x같은 걸 수정해서 번역하고 나면, 검수가 다시 틀린 원문 기준으로 고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렇다, 번역하는 사람은 원문이 틀리면 틀린 대로 해야 하는 것이다. 멀쩡하게 다른 것을 지칭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도.) 이 건 뒤로, 수백 자의 한 문장에서 한 번도 주술이 맞지 않는, 정신병자가 쓰고 읽는 사람을 정신병자로 만들어버릴 것만 같은 글이 이어졌다.  이럴 때면 진짜 신체적인 두통이 극심하게 일어난다.  손가락 통증 때문에 류머티즘 검사 또 하고 손에 힘을 안 주고 슬슬슬 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는데, 가끔은 열받아서 타이핑에 힘이 안 들어갈 수가 없다. 도체, 책은 뭘 읽고, 학교에서 글쓰기 교육할 때 뭔 딴짓을 했길래 글이 이 모양이란 말이냐. 우리 속에 외계인이 숨어살고 있는 게 틀림없다. ※ X=똥

빨리 관두어야겠다

난 정말 내몫이 아닌 남의 일까지 고민해주는 내 성향에 짜증이 난다. 그리고 그 성향을 촉발시키는, 자기들 몫의 일처리를 별 생각없이 하는 걸 보게 되는 상황에 더 짜증나는 것이다..  제목 세그먼트를 어떻게 바꾸든 그건 내 문제가 아니다.. 갯수가 주는 게 아닌 이상. 요점은 없던 일이 늘어났으니 그 일에서 내가 할 일을 줄여주어야 할 거 아닌가? 캣툴 도입까지는 납득했다고. 그렇다면 없던 일이 늘어났으면 세그먼트 양을 줄이고 쓸데없는 QA 오류 나오는 것도 줄이는 방향으로 생각을 해봐야 하는 거 아닌가. (근데 난 왜 그들이 고민해야 할 몫인, 제목란을 그냥 복사하는 걸 막을 방법이나 제안하고 있는지.. 내가 원하는 건 금방 되지도 않는데 초점 분산만 했다.) 그냥 자기들이 잡는 리뷰 과정의 일만 줄이는 과정으로, 번역자들 수작업이 늘든 말든 하나하나 다 잡아라는 식으로 하는데, 그게 뻔히 보이는데 말만 좋게 한다고 좋게 보이겠냐고. 거기다, 내 입장에서 제일 싫은 게 뭐겠나.  사람을 모르모트 취급하고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이다. 기껏 맞추어서 작업 과정을 효율화했더니 나중에 또 바꾸고...이게 사람이 할 짓인가. 아무 생각없고 대비 없는 로봇(요즘 로봇에 미안)이 되는 게 낫겠다. 누구는 그래머리가 무효화 안 나고 계속 돌아가게 하는 삽질 방법을 몰라서 안 하던 게 아니다. 그냥 한 번만 돌리고 마는 것은, 반복 삽질을 할 만큼 수율이 안 나오고 노동의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번역하는 사람의 가외적인 노동 투입을 0으로 치고 일을 돌리면 누가 최상의 결과를 못 뽑아내나.

아.. 황당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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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A 본인들이 안 한다고 이런 식으로 기준 잡아놓아도 되는 거야.. 캣툴에 복사해서 넣는 삽질도 추가로 해주고 고객디비에 과제누락 체크도 따로 하는데 (이 모든 게 없던 일이 생긴 것이다), 더이상 일을 줄이지는 못해도 늘이지는 말아야 하는 거 아닌가..  지금 QA 난리나는 거 예상은 했나 모르겠다.. 】가 후행구두점으로 잡히는 건 그렇다 치고, 타겟에 소스와 같은 거 있다고 잡는 거는 너무한 거 아닌가.  괄호 태그와 공보번호, 링크, 나눔 가로줄까지 원래 그대로 소스 복사해서 넣어야 하는 게 가득인데, 이걸 다 QA 에서 잡고, 이놈의 툴은 같은 종류 오류를 한 번에 무시하는 옵션도 없네. 이거 말고도 걸리지 않던 걸 오류로 다 잡는데 이걸 한 번에 무시하는 옵션도 없어서 몇 백개를 클릭해서 무시해야 한다.. 난 지금 올리는 것만 두 시간째 하고 있다.  진짜 못 해 먹겠다. 설마, 이제 번역자가 완료 확인 안 하는 걸로 바꿨으니까 QA도 안 해도 되나? 어차피 저 오류는 무시 체크도 안 된다!

바꿨으면 바꾼 걸 어떻게 하라고 설명을 해야지..

매뉴얼에는 번역자가 원문 수정 못 하게 바꿨다는 거 말고는 들어간 내용 없는데..눈이 빠져라 찾아도, 세그먼트를 나누는 거 이렇게 바꿨으니 확인을 어떻게 하라는 말이 없네.. 아니 원래 영문 있던 세그먼트 붙인 것도 아니고 나눠놨으면 어떻게 하라고 말을 해야죠. 지금 이대도 하면 빈 칸이라고 QA에서 난리가 날 텐데, 이렇게 번역자쪽에 삽질을 추가해놓고 말이 없네. 일단 이 툴에서는 빈칸 상태에서 확인이 되긴 하나?? 그리고 자동으로 들어가던 비문자 원문 복사는 왜 안 되는 것이냐..진짜 팔 아파 죽겠다...ㅠ 단축키 변경도 안 되어서 양손으로 하고 있지. 진짜 빡이 쳐서 눈물이 날 거 같아. 

이럴 바에야 대체 왜..

지금 안에 들어가 있는 메모리도 없고 용어도 없는데, 그냥 지금부터 우리가 그것들을 쌓고 싶다는 말이나 솔직하면 좋겠다. 아무 것도 없는데 이걸 쓰면 번역자들이 편하고 좋을 것이라니, 왜 안 쓰냐느니, 그런 말은 왜 하나.  아무 데이터가 필요없을 정도로 내용을 잘 알아도, 한 뭉탱이, 한 문장인 저 4~5백 자 세그먼트를 왼쪽에 두고 바로 번역할 수 있는 사람 있나? 그거 중간에 엔터나 공백 넣어가면서 구분 안 하고 저 허접한 한국어를 그냥 줄줄 해석과 번역 동시에 할 수 있는 사람 있냐고. 캣툴을 수차 시도했다가 10년 가까이 MS워드에서만 작업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단적으로 말해서, 국문을 단어 중간중간 잘라서, 수식이 하나로 묶이는 부분은 색칠 해가면서 분석하지 않는 한, 수식과 인과관계를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글을 개똥같이 쓰기 때문이다. 집에 다른 툴 있다. 실제 작업할 때는 안 써도 디비용으로 검색 빠르게 하려고 쓰는 툴 있다. 그러니까 워드로 작업을 하고 다 끝난 후에 집에 있는 캣툴에 프로젝트 생성해서 텀 추가와 메모리 쌓기를 계속하고 있었다. 자가 삽질을 한번은 하는 것이다. 혹시나 미래에 내가 쓸 일이 있을까 하고. (그러나 이제까지 이 분야에서 활용한 바 없다. 앞으로도 캣툴에서 작업할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왜? 다른 게 많이 나왔잖아. 아주 세밀한 내용 아니라면 내가 디비를 쌓을 필요도 없다.) 그런데 이제 업체에서 주는 캣툴용 파일은 오리지널 파일조차 포맷이 이전과 달라지고 있다. 딱 국문만 한 단락에 있어야 내 캣툴에서 세그먼트를 나눌 텐데 앞뒤 다른 문자가 섞여 들어가 있다.  일하면서 중간중간 업뎃하려고 프로젝트 생성하고 파일 넣고 보니, 다시 해야 하네... 오리지날 파일을 열어서 단락 구분해야 하는 부분에 엔터 치는 삽질을 했다. 진짜 이거 도입한 후로 삽질이 이루 말할 수 없다.  뭐가 편한 툴이라는 건가.  편하려면 이미 쌓아둔 데이터가 있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