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023의 게시물 표시

and를 빼먹거나 단순한 걸 잡는 걸..

웃기게도 제일 흔히 실수하는 건 나열된 것들 중에 최종 앞에 and, or를 빼먹는 거나, 동사 형태를 줄줄이 맞춰서 써야 하는 그런 거다. 3인칭 단수 동사로 했다가 갑자기 configured to 뒤에 붙이는 걸로 바꾼다거나..이럴 때 수정을 빠뜨려서 동사 형태가 안 맞는 경우가 생긴다.  이 단순한 걸 잡는 일을..중간 검수가 안 하는 건 원래도 그랬다.  난 솔직히 그들이 중간검수라면서 뭘 검수하는지 도체 모르겠다. 웬 축약어를 다른 용어로 채워넣는 그런 거 말고.. 진짜 본문 좀 확실하게 고치는 건 거의 본 적이 없는데.. 근데 그냥 둘 수는 없어서 방법을 오래 고민하다가, 얼마 전부터 요즘 나온 AI한테 그 검수를 시켰다.  잘 잡아준다. 몇 번을 왔다갔다, 복사해서 붙이는 걸 반복해야 해서 손목과 손가락이 다시 안 좋아졌지만, 건별로 돌리니까, 얘는 맥락 해석을 하기 때문에 일치되지 않는 이런 건 정말 잘 잡아준다. 내 체력은 방법이 없는 상태고 뇌와 눈 문제도 계속 될 테니, 앞으로도 내 눈으로 직접 잡을 수 있을 거 같지도 않고, 고민을 길게 했었다. 그래서 결국 기계한테 시키는 이 시간을 들이기로 했다.  그리고, 요새는 그런 거 할 시간 없다. 저 안 쓰는 툴에 갖다 붙이고 QA 돌리고...그러는 것만도 한두 시간씩 걸리는데 뭘 더 신경을 쓰고 시간을 들이겠나. 그냥 품질이고 뭐고 더 좋게 신경쓸 시간도 여력도 없다.  그냥 한글-영어로 갖다 붙이는 것만도 아니다. 번역자들이 원래 있는 영문 제목을 그대로 쓰는 실수를 막겠다고 이리저리 세그먼트 나누는 것에 꼼수를 적용했는데, 그런 식으로 번역 외 입력하는 것이 10%가 넘는다. (아마 잘은 모르지만 그렇게 세그먼트가 나뉘어지도록 원문에서 단락 줄바꿈을 수정하는 사전 작업도 꽤나 시간 걸리지 않을까 싶다.) 삽질이다. 삽질도 단순 삽질이면 그냥 하지, 이건 눈을 부라리면서 피곤하게 해야 하는 삽질 종류다. (실수하지 말라고 일의 프레임을 그...

최종 검수자들은 수동태 병에 걸려 있다.

열라 수동태 좋아한다. (나도 좋아한다.) 기술문서에서 주어를 찾는 노력을 할 필요 없게 해주는 만병통치 수동태.  그러다 보니 자동사도 수동태/과거분사로 쓰는 신공을 종종 발휘한다.  protrude  pass through  extend stretch contract 이제 remain 가세. remain을 is remained라고 수동태로 쓴 인간, 중학교 다시 가.

진짜 뭣 같은 일이다...

오늘 어떤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서 용어 하나를 몇 시간만에 알아냈다. 몇 시간 지나서 미국에 사시는 걸로 보이는 회원이 답변을 달아줬다. (그래서 확인에 몇 시간이 걸렸으나.. 사실 그 전에 이미 구글 이미지 검색으로 그 답을 찾았다. 이 역시 한 시간 넘게 걸렸다. 생각해 보라, 한글도 영어도 모르는 것을 이미지만으로 일부 단어만 조합해 가면서 뺑이쳐서 찾는 데 얼마나 걸릴지.) 진짜 이번만이 아니라... 내가 하는 이 일은 X 같다.  용어집도 안 주는 이런 번역을, 꼴랑 만 원짜리를 몇 시간 걸려서 알아내서 해야 하나?  그리고 알아내서 하면 뭐하냐? 그거 맞는지 틀리는지 검수할 놈이 없는데.  (이렇게 몇 시간을 써서 알아내서 정확하게 쓰거나, 도면 확인해서 아예 국어 단어 자체가 틀린 x같은 걸 수정해서 번역하고 나면, 검수가 다시 틀린 원문 기준으로 고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렇다, 번역하는 사람은 원문이 틀리면 틀린 대로 해야 하는 것이다. 멀쩡하게 다른 것을 지칭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도.) 이 건 뒤로, 수백 자의 한 문장에서 한 번도 주술이 맞지 않는, 정신병자가 쓰고 읽는 사람을 정신병자로 만들어버릴 것만 같은 글이 이어졌다.  이럴 때면 진짜 신체적인 두통이 극심하게 일어난다.  손가락 통증 때문에 류머티즘 검사 또 하고 손에 힘을 안 주고 슬슬슬 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는데, 가끔은 열받아서 타이핑에 힘이 안 들어갈 수가 없다. 도체, 책은 뭘 읽고, 학교에서 글쓰기 교육할 때 뭔 딴짓을 했길래 글이 이 모양이란 말이냐. 우리 속에 외계인이 숨어살고 있는 게 틀림없다. ※ X=똥